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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죽음에 대한 공포
2017-07-20 17:30:40

어둠과 죽음에 대한 공포





쌀쌀한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날,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쓴 창백한 얼굴의 K양이 어머니와 함께 상담원을 찾았다.
2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그 또래들이 가지는 쾌활하고 발랄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불안에 떠는 예민한 모습만 남아있었다.

K양은 어릴 때 겪은 두려운 기억 때문에 어둠을 무서워하게 되었고 창문을 통해 누군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느끼거나, 누군가 집에 들어와 자신에게 해코지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혼자서는 화장실도 못 갈 정도라고 했다.

새로운 사람들에 대해서도 불신으로 덮어놓고 무서움부터 느낀다고 했다. 이런 상태는 잠을 자면서도 여지없이 계속돼 불안한 마음에 1시간에 12번도 더 깰 정도라고 했다. 마음의 병으로 건강까지 위협당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둠에 대한 불안은 증폭되어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느끼는 상황이었다.


면접을 끝낸 후 최면 상담 과정에서 심신의 평정과 안정감 속에서 원인이 되었던 최초의 과거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 …낮인데 창문이 열려 있고 어떤 남자 얼굴이 보여요.
  (긴장한 표정으로) 깜짝 놀랐어요. 무서워요….

□ 그 남자는 몇 살 때쯤 돼 보이나요?

■ …중학생 정도로 보여요.

□ 그때가 언제죠?

■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창문 밖에서 누군가가 집안을 쳐다보는 것 같아서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안전 장치 후 또 다른 사건이 있었는지 알아보았다.

■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새벽에 잠을 깼는데… (겁먹은 목소리로) 책상 밑에서 누군가가 내 가방을 뒤지고 있어요…. 그 사람이 뒤를 돌아 보기에 자는 척 눈을 감았어요….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그 사람이 제게 가까이 와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요.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내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하려다가 멈추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 좀 더 진행해 보세요.

■ (안도하며) 그 사람은 창밖으로 도망치고 방안으로 찬바람이 들어와요…. 저는 언니를 깨웠고… 언니가 불을 켜고 달려나가 아빠와 엄마를 불러왔어요. …엄마는 나쁜 꿈을 꾼 거라며 저를 안심시키려고 해요. …아빠는 믿지 않아요. 아는 사람의 소행일 거라고… 제가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는 눈치였어요…. 그래서 억울하고 슬프고 무서워요…. (잠시 후) 괴한이 이불에 사정한 것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가족들은 경비를 불러요….

그 후로 불을 끈 상태로 어두운 곳에 있지 못했고 집안에 자신을 헤칠 누군가가 항상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고 한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또 다른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 …6학년 때인 것 같은데 놀이터 그네가 있는 곳에 남자가 한 명 서 있어요….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 계속 진행하세요.

■ …내가 엘리베이터를 타니까 계단으로 올라가요…. 6층에서 내리니까 그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 같았고 나는 현관문을 열고 있는데 (다급한 목소리로) 그 사람이 따라와요! 문을 잠그고 있는데 그 사람이 창문 안으로 손을 내밀고 들어오려고 해요…. 저는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가 그 사람을 쫓았어요….


일련의 사건으로 K양은 부모님 집에서 나와 창문을 완전히 폐쇄한 자신의 집에서 애완견과 함께 살고 있고, 주말에 창문이 많은 부모님 집에라도 가게 되면 소름끼치도록 무서워서, 창문을 꼭꼭 닫은 후 일일이 확인을 하고도 불을 끄면 누군가 들어올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불을 모두 켜 놓은 채로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최근에 와서는 외국에 나가려고 의지가 되었던 애완견마저 친구에게 줘버리게 되자, 자신의 집에서조차 어둠과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 생활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고, 뉴스에 나오는 살인 사건들이 자신의 일처럼 여겨져 불안과 공포는 극에 달한다고 한다.


이후 몇 차례의 최면 상담을 통해 어린 시절 충격적인 기억의 소거 및 불안감, 공포의 해소로 심리적 안정을 찾은 K양은 2년간 먹어왔던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끊을 수 있게 되었고, 불을 끄고도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늘 공포의 대상이었던 창문이 많은 부모님 집에서도 편안하게 잘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K양의 사례에서는 어린 시절 겪었던 몇 번의 충격적인 과거 경험이 잠재의식 속에서 깊게 각인되었고 이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과거의 충격적인 경험이 되살아나 끝없이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고 또한 깊은 잠을 못 자고 자주 잠에서 깨는 것도 사실은 자신을 또 다른 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잠재의식의 긍정적인 의도라는 사실도 이어진 최면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에는 얼굴도 몰라보게 밝아졌고 자신감과 생기를 되찾은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어머니와 함께 나가는 K양의 머리엔 항상 깊게 눌러써져 있던 모자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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