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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시어머니
2017-07-20 17:26:32

도깨비 시어머니





민정(가명)은 시어머니가 자신 안에 들어와 머리를 흔들어 댄다는 것이었다.
외부에서 들어온 영가도 아니고 산 사람의 영혼이 들어와 머리를 흔든다는 것은 이민정씨가 심리 상담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예약이 있던 날, 왜소한 체구에 비쩍 마른 몸을 하고 그녀가 들어왔다. 친정 가족들과 아들의 손에 이끌려 온 그녀는 이미 모든 걸 포기한 듯 보였다.
결혼 전 그녀는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결혼 후엔 얼굴이 그늘지고 웃음도 잃었으며 매사에 부정적으로 되었다고 했다.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사람 같았다고 한다. 말을 너무 소극적으로 속삭이듯 해 가까운 사람들도 듣기 힘이 들 정도였고, 항상 주눅 들어 있는 상태였다.
고부간의 갈등도 너무 심했고,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들어와 옷만 갈아입고 다시 나가는 남편은 그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방해만 되었다.
그녀의 시어머니는 그 마을뿐만 아니라 인근에도 소문이 파다했던 여인이었다. 젊은 시절에 재취로 들어와 그 집안 살림을 모두 제 것인 양 쥐고 흔들었고, 며느리가 들어왔을 때에는 세탁기를 두고도 손으로 하라며 손이 전부 부르틀 때까지 빨래를 시켰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녀의 상태는 상담 중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녀에 대한 설명을 모두 가족들이 도맡아 해 주고 있었으며, 정작 그녀 자신은 고개를 숙이고 구석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아뒀던 분노가 폭발했을 때에도 그녀는 화를 내는 대신 쓰러져 버렸다.
마음의 굴뚝에 그을음이 쌓이고 쌓여서 이젠 연기와 불길이 꾸역꾸역 역류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불길은 민정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그렇게 민정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8개월간의 입원기간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 생의 영원한 걸림돌일 것 같았던 시어머니는 다른 곳에서 살고 있었다.
정작 그녀의 문제가 또다시 드러나게 된 것은 다시 그때부터 였다.
시어머니가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시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이미 그것은 정신병의 일종으로 취급받을 정도였지만, 치료 후에 나왔음에도 전혀 낳아지는 기색이 없었던 것이다.
처음에 그녀 머릿속에서 시어머니가 머리채를 잡고 흔든다는 것은 말했듯이 그녀 심리상태의 반영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의 내면에서 그녀 스스로가 해결 방법을 찾는 데에 있다. 본인이 그 상황을 이겨내길 바라며 상담에 들어갔다. 물론, 그녀에게는 이곳이 아주 안전한 곳이며, 여기 있는 모두가 자신의 지지자들이고, 자신을 지켜줄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식시켰다.

■ 당신이 위축되어 있고, 부정적이며 힘들게 된 원인이 되었던 과거로 가 봅니다. 뭐가 보이나요?
□ 아무 것도 안 보여요.
작은 소리로 말하던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심하게 흔들었다. 젓는 게 아니고 마치 누가 머리채를 쥐어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 무슨 일인가요?
□ 모..모르겠어요! 몸이 흔들려요!
■ 누가 머리를 흔들고 있나요?
□ 몰라요!
■ 자신의 몸 안을 들여다보세요. 누가 있나요?

그녀가 다시 잠잠해졌다. 잠시 동안 몸도 움직이지 않았다.
민정은 뭔가를 보는 듯 하다가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 누가 있어요?
□ 작은 아버지요. 시댁 작은 아버지가 있어요. 머리에 계세요.
■ 작은아버지! 그 안에 계시나요? 대답해보세요!
□ (고개를 힘차게 흔들어 댄다.) 아냐! 아냐! 아아!

민정의 고통이 극에 달해 있었다.

■ 그 안에서 빠져나오고 진정하세요!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그녀는 고통스러워했고, 그녀의 머리 또한 제멋대로 흔들리고 있었다.

■ (그녀를 잠시 진정시킨 후) 편안해졌죠?...작은 아버지를 봤나요?
□ 작은 아버지가…….머리를 흔드는 것 같아요.
■ 무엇 때문인지 물어보세요.
□ 아무 말도...안하세요.

그녀의 시댁 작은아버지는 오래 전 객사했다고 들었다. 그런 작은아버지 제사를 민정이 지내주다가 얼마 전에야 그 집의 아들에게 넘겼다고 했다. 그런데 그 아들이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되어 제 아버지의 제사조차 지내지 않았다고 한다. 원령(怨靈)이 될 가망은 충분히 있었다.

■ 또 누가 있나요?
□ 돌아가신 시어머니! 아악! (그녀가 다시 고개를 흔들어 댔다.) 남편의 친어머니! 친어머니!
■ 괜찮아요. 진정하세요.
□ 머릿속에 같이 계세요.
■ 내가 직접 시어머니와 대화할게요. 시어머니! 왜 이곳에 들어 오셨나요?
□ 한...한이 맺혔어…….억울하게 죽었어…….억울하게. 폐병으로…….
■ 어떤 억울한 사정이 있나요?
□ 으아악! 시어머니가 흔들어요! 힘들어..아악!
■ 진정합니다. 왜 머리를 계속 흔드시는지 물어보세요.
□ 아무 말씀이 없으세요.
■ 그렇다면 일단은 시어머니에게 말할게요. 이제 힘들게 사신 것들 모두 헤아리고 있으니 더 이상 아무 죄 없는 며느리 괴롭히지 마시고 그만 영계로 가세요. 가시겠어요?
□ 네.
( 시어머니 영가를 깨우쳐주고 영계로 보내는작업을하였다)

그녀가 계속해서 떨던 몸을 멈췄다.

■ 나갔나요?
□ 아뇨....있어요. 돌아다녀요. 안 나가고....죽이고 싶어! 죽일 거야! 그년! 죽일 거야!

그녀가 다시 몸을 떨었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 처음 연구생이 최면에 들어갔을 때에는 현재 그녀가 미워하고 있는 시어머니가 머리를 잡고 흔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남편 친어머니의 영이다. 그녀가 말하길 남편의 친어머니는 남편이 중학교 때 돌아가셔서 자신은 본적도 없다고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두 영은 대답을 회피했다.
원래 영 자체가 말하길 꺼려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건 아주 가끔일 뿐이다. 원령(怨靈)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빙의 되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말을 하고 싶어 하고 원을 풀어주길 소망한다. 그러나 민정의 안에 있다는 그 영은 말하길 거부했다.
망상 빙의일 가능성이 있었다.
확인한 결과 필자의 예상과 일치했다.

■ 그런데 몸은 왜 떨어요.
□ 몰라요...몰라요.....
■ 마음속에는 자신과 같은 자신의 분신이 있어요. 그 분신을 만나 인사를 나눠보세요. 뭐라고 답하나요?
□ 그냥 웃어요…….
■ 좋아요. 그 분신이 나와 대화 할 거예요. 자, 힘들어하는 이분을 도와 줄 수 있나요?
□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에게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암시를 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물론 많이 부족할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이미 20여 년간의 마음고생으로 이미 내면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상담을 기약하며 일단은 그녀에게 힘을 주었다.
그녀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기까지의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 눈에 보였다.
그녀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담이 필요했다.
세상의 모두가 적이 아닌 그녀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이며, 모두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가 주도적인 입장이 되어서 모든 일을 풀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했다.
자율훈련을 통한 자기극복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20 년간 억눌려 왔던 생활방식이 한 사람을 변하게 한 것처럼, 20년 전 그녀의 모습을 찾아 주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녀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자신감뿐이었다.
수회의 상담 후 그녀는 이제 주위사람들에게 웃음을 건넬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되었다.
처음의 모습과 비교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었다.
아직도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호전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 일로 신경 쓰며 주눅 들어 있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그녀 삶을 살아가는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그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것도
자신뿐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이후, 필자는 그녀의 웃음을 볼 수 있었고 가족들의 감사 의 말과 그녀의 삶에 도움이 되어 마음한편 흐뭇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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