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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란건 가족의 사랑이에요
2017-07-20 17:22:42

내가 바란건 가족의 사랑이에요






정호(가명)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연구소에 오긴 했지만, 불안한 듯 한 표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먼저 정호의 엄마와 상담을 시작했다.
정호가 처음 발작을 시작한 건 5년 전이라고 한다.
발작이라고 말하기도 모호한 것이, 경기 같이 몸을 떨며 헛소리를 해 대서 병원에 데리고 가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동원했으나 가장 의심이 가던 뇌에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정호는 뭔가 기분 나쁜 것이 머릿속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며 두려워했다고 한다. 정호의 어머니는 그 발작의 원인을 6년 전의 그 사고에 두고 있었다.
6 년 전 끔찍했던 날의 교통사고.
정호는 친구와 뛰어서 길을 건너다가 오토바이에 부딪쳤다. 목격자들은 모두 정호가 죽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기적적으로 정호는 살아있었다. 그것도 왼쪽 쇄골 끝 쪽이 부러지는 사고만 당한 채였다.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는, 살아 있어 준 것만으로 감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듬해부터 정호에게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뭔가 헛것이 보인다고 해대고, 머리가 이상하게 어지럽고 아프다며 호소해 왔다. 다 낳은 왼쪽어깨가 다시 아프다고 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이었기에 그의 어머니는 그것이 정호가 단지 모든 아이들이 겪어 가는 과정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다.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꾀병을 하는 건 모든 성장과정에 한 번씩은 겪는 일이라고.
하지만 정도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정호는 심하게 고통스러워했다. 아픈 것들은 둘째 치고서라도 머릿속에서 무서운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병원에 가도 원인을 알 수 없게 되자 결국은 물어물어 연구소에까지 발걸음을 했다고 했다.
정호의 심리 상담에 들어갔다.

■ 정호 머릿속에 본인을 기분 나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죠? 그 사람을 찾아봅니다. 어디 있나요?
□ 머리 위쪽에요.
■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에게 누구냐고 물어보세요.
□ 임...강수요. 남자고...마흔 둘이래요.
■ 그 사람이 기분 나쁘게 계속 바라보던 사람인가요?
□ 네.
■ 그 사람과 직접 대화할게요. 임강수씨? 당신은 왜 여기 있나요?
□ 마땅하게 있을 곳이 없어서요.
■ 언제 들어 왔나요?
□ 5년 전에...길거리에서 들어왔어요. 제가 길거리에서 교통사고로 죽었거든요.

필자는 그 임강수라는 인물에게 교통사고로 죽게 된 장소와 다친곳을 물었다.
그런데, 역시 예상대로의 대답이 나왔다. 그 사람은 머리와 왼쪽 어깨를 다쳤다고 했다. 아무래도 빙의 보다는 정호가 정호 안에 또 다른 하나의 인격체를 만든 것 같았다.
필자는 그쪽으로 예상을 하며 질문을 시작했다. 갑자기 꾸짖으며 그 인물이 가상의 인물임을 깨닫게 한다면 정호가 위축될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가상의 인물은 정호가 알고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제 3의 인격체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것은 자신도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는 그때부터 차근차근 정호가 만들어서 대답할 수 없는 세세한 부분들을 일깨워 주며 묻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죽은 자의 집이나 가족. 살아 있을 때의 주민등록 번호 등을 묻기 시작하자 정호가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 자, 정호야. 다시 머릿속을 봐. 누군가가 있니?
□ 아뇨. 아무 것도 없어요.
■ 아까 있었던 무섭게 노려보던 사람이 없어? 그게 실제로 외부에서 들어온 영가였니?
□ ....(정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자, 그럼 내가 정호의 무의식에 질문합니다. 일부러 대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호의 무의식이 대답해 줄 거예요.
정호의 안에 있는 그 사람은 사고에 의해 정호의 인격중 일부가 떨어져 나가 형성된 심리적인 것인가요?
□ (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 인격체가 외부에서 들어온 영가가 아닌 정호가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 낸 개체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제는 어째서 정호가 그런 것을 만들어 자신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했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었다.

■ 왜 그런 것을 만들어 냈지?
□ 그냥...경험으로....
■ 그 사람은 이제 어디로 갔지?
□ 제 인격하고 합쳐졌어요.

일단 그것이 자신 인격의 일부분임을 깨닫지 시작하자 정호는 생각보다 빠르게 그 인격체를 자신의 본래 인격과 동일시하며 수습해 나갔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 왜 그런 것들을 만들어 냈을까?
□ .....과거의 기억들....
■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지?
□ .....(정호가 머뭇거렸다.) 가족들에게...안 좋은 소리를 들었어요.

정호의 문제의 원인은 어쩌면 가족에게 있을 수도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정호의 심리 상담을 보고 있던 정호의 어머니는 놀라워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들에게 고민이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표정이었다.

■ 자, 이제 TV를 통해 제 3자의 입장이 되서 과거의 힘든 일이 있을 때로 돌아가는 거예요.
무엇이 보이죠?
□ 여섯 살 때...친구하고 가로수가 있는 길을 달려서 빠져나가고 있어요! 친구는 먼저 무사히 빠져나갔는데....저는...오토바이에 치었어요. 길거리에 그대로 쓰러져요.
■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지?
□ 사람들이 놀라서 부모님을 찾았어요. 그 다음에 병원에 갔고 치료를 받아요. 그리고...다 시 집으로 갔어요.
■ 계속 진행해요.
□ 그 뒤로도 계속 고통에 시달렸어요.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멀쩡히 생활하다가도 갑자기 쓰러지고.....그 뒤로도 멀쩡히 학교에 다니고...다른 애들 하는 것처럼 공부도 하려고 하는 데 그게 잘 안 돼요. 성적이 엉망이니까...가족들이 모두 뭐라고 하고. 아빠는...바보 아니냐고 구박을 해요.

정호의 엄마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안타까워했다.
모두 맞는 이야기였다.
정호의 아버지는 섬세하지 못해서 그런 소리들을 거침없이 해 대며 어린 아들의 기를 꺾어 놓았던 것이다. 그로 인해 피할 곳이 없었던 정호는 그 안에 새로운 인격체를 만들어 자신이 뭔가를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마다 그 이유를 그 안의 개체에게 미뤘던 것이다.

□ 누나는 내가 공부를 못하는 바람에 매일 자기만 혼난다며 못살게 굴어요. 놀리고....괴롭히기만 하구...

정호 안의 나쁜 기억들을 지워야 했다.

■ 이제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됩니다. 잠재의식도 마찬가지로 해방되며 과거의 모든 충격과 좋지 않은 기억은 이제 남아있질 않습니다. 정호는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지워 준 후에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필자는 힘들어하는 정호에게 희망을 주고, 가족에게 마음을 열어놓기 위해 최소한의 영상을 심어 주기로 했다.

■ 이제 아주 좋았던 기억을 볼 겁니다. 그 일들은 선명한 화면으로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가족들이 모두 사랑합니다.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자, 보세요! 어떤가요? 보이는 대로 말하세요. 누가 나오나요?
□ 다요. 엄마, 아빠, 누나랑 저요. 저희 가족들이 다 같이 어딘가로 놀러갔어요. 야외로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다들 저한테 너무 잘해줘요. (미소를 띠고 있다.)
■ 누나가 웃으면서 뭐라고 하나요?
□ 숙제 도와준다고...
■ 엄마는요?
□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해요. 제가 알았다고 웃으면서 답 하구요.
■ 아빠는 어떻게 하죠?
□ 제 손을 꼭 잡고 이것저것 사주세요. 웃으면서....
■ 이 시간 이후에는 항상 가족들의 다정했던 모습만 기억이 납니다. 언제든 그런 마음으로 살아갈 겁니다!

필자는 정호의 웃음을 그제야 처음으로 보았다.
가족들의 사랑과 따뜻한 한마디만 있었으면 아무 이상도 없었을 아이가 혼자서 괴로워하고 그러던 것이 5년이 넘게 고생을 했다고 하니 상담을 하면서도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정호가 원한 것은 마지막에 잠재의식에서 본 영상처럼 단지, 엄마의 사랑이 넘치는 눈빛과, 아빠의 따뜻한 손길과, 누나의 정감 어린 말 한마디뿐이었던 것이다.
모든 걸 안 정호의 어머니는 자신이 너무 무심했다며 뉘우치는 기색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
아주 작은 아들의 마음조차 헤아려 주지 못한데 에서 오는 눈물이었으리라.
모자를 보내면서 이제 새로워질 정호와 가족들의 마음가짐에 기대를 걸며 필자도 웃을 수 있었다. 그 이후 정호는 몇 번의 상담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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