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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치유 받은 한의사
2017-07-20 17:19:44

스스로에게 치유 받은 한의사

자신의 직업이 한의사라고 밝혔던 J는 하루에도 몇 시간 씩 인터넷을 뒤지지 않고서는 생활 자체를 해 나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요즘 흔한 인터넷 중독은 아니었다.
그는 단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간염과 한약에 관련된 사이트를 하루에도 몇 시간씩을 뒤져가며 자신의 불안감을 잠시나마 진정시키는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방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는, 40대 한의사인 그는 일상생활이 되지 않을 정도로 소심하고, 모든 일에 불안해했으며 초조해 했다. 의사가 필자를 찾아 왔을 시에는 이미 그 상태가 심각할 터였다.
전화 상담에서의 목소리에서도 짐작 할 수 있듯이, 연구소로 찾아온 그는 조용하고, 단아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의 불안과 초조함이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
그는 진료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생활조차도 힘들다는 말을 어렵게 꺼내 놓고 있었다.

일단은 그 초조함의 원인을 알아내는 게 급해 보였다. 최면상담에 대한 안내와 함께 곧 상담에 들어갔다.

■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 되었던 때로 갑니다. 어디지요? 무엇을 하고 있나요?
□ 약을 짓고 있어요.
■ 계속 진행하세요.
□ 그 약을 주고 있어요.
■ 누구에게 약을 주고 있나요?
□ 아줌마요. 부작용이 있는 아줌마요.
■ 부작용이요?
□ 약을 너무 세게 져서 그걸 먹고 간이 안 좋아 졌데요. 병원에 입원해요. 병원에서 한약을 잘못 먹어서 그렇다고 했데요(그는 매우 불안해한다). 이제 퇴원을 했고 지금은 건강해요. 건강해요…….

애써 안정을 찾으려는 듯 그는 지금 건강하다는 말을 두어 번 입 속에서 작게 되 뇌였다.

■ 그런데 본인은 왜 고민을 하나요.
□ 그 아줌마가 술을 좋아해요. 자주 마셔요. 술 먹고 간염이 생기면 한약 때문에 간이 약 해져서 생긴 일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게 자꾸 걱정 되요. (J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 정상이라는 게 확인이 되서 퇴원한 게 아닌가요?

J 는 울먹임을 그치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 말소리가 흐느낌을 타고 들려왔다.

□ 맞아요. 그렇긴 한데……. 1년 전에도, 6개월 전에도 검사 상으로는 건강한데…….
J 는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큰소리로 울었다.

■ 그런데 왜 시달리고 있어요?
□ 제가 마음이 여려요.
■ 힘든가요?
□ (오열한다.) 가끔 울었어요. 혼자서 울었어요! 힘들 땐 혼자 나가서 술도 마시고 울기도 했어요. (울음으로 인해 J의 말소리가 격해졌다.)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어요.
■ 무슨 생각이 들었죠?
□ 꼭 무슨 일이 금세 일어날 것 같았어요. 그 사람이 오늘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어요.
남편이 와서 나를 탓할 것 같았어요.
■ 혹시 잘 아는 사람인가요?
□ (J가 잠시 머뭇거리다 울음과 함께 토해내듯이 말했다.) 친구예요! 친구 부인이구요!
■ 그 집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 아뇨! 같이 술도 마시고 만나면 재미있게 잘 놀아요.
■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들어해요.
□ 제가 마음이 너무 여려요.
■ 당사자는 건강하잖아요. 이제 마음을 가다듬으세요. 괜찮습니다.

J 가 금세 울음을 그쳤다. 호흡도 차츰 진정됐다.
그는 자신이 마음이 여려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닌 듯 해 보였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 억압되어진 감정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가 그렇게 이제 우려하지 않아도 될 과거의 일에 집착하고 힘들어하는 이유가 모든 일은, 특히 심리적인 문제는 과거의 학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머뭇대는 그의 모습에서 필자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그의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기로 했다.

■ 본인을 끝도 없이 붙잡고 있는 일이 있어요. 그게 대체 뭔가요? 왜 당신은 그 사람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생각에 시달리는지, 이제 그 원인이 되었던 때로 돌아갑니다.

J 가 큰소리로 울었다. 좀 전의 흐느낌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울고 있었다.

□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는 간 경화 환자가 있었어요. 약을 지어줄 수 없다고 했는데, 자긴 어차피 얼마 못산다고 했다며 한약이라도 먹어보겠다고, 지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말소리가 울음에 섞여 들려왔다). 죽었어요! 얼마 안 가서 죽었어요! 내가 약을 잘못 지어 준 것 같고! 내 탓인 것 같아요!

원래 가망이 없는 환자였고,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환자가 마지막 방편으로 한약을 지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지어준 것이고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던 환자는 명을 다해 죽은 것인데도 마음이 약한 그는 계속 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단 한 번의 경험이었지만 잠재의식에 깊이 각인되었던 것이다. 친구 아내가 그런 일을 겪었을 때 동시에 두 가지 일이 떠올라 괴로워하며 극도로 시달리게 된 것이다.
하루에도 몇 시간 씩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으로 간과 한약의 상관관계에 대한 사례를 찾아 특별한 문제들이 발견되지 않으면,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 일이 계속 되었다.
사건의 전말은 모두 알았지만, 그가 소심한 성격이 된 가장 중요한 이유! 그 이유를 알아 볼 필요성이 있었다.

■ 본인의 마음이 이렇게 여리게 되어 버린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게 무엇인가요?
□ 제가 다리가 좋지 않아요. 돌 이전에 소아마비를 앓았데요. 그래서 다리를 남에게 보이 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어요!

바로 그 문제였다. J가 아이같이 큰소리로 울었다. 그는 시종일관 울고만 있었다.

■ 힘들었군요. 이제 괜찮아요.
□ 내가 왜!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해!

대상도 없는 불만을 터트리며 그는 큰소리로 울었다.

■ 다친 다리 때문에 살아오면서 소극적이 되고 여려졌군요. 부인에게도 그런가요?
□ 처음엔 그랬는데 이젠 아니에요. 아내가 너무 착해요. 너무 착해요.
■ 그것 자체로도 큰 복이에요. 다행한 일입니다.
□ 네. 난 복 많고 행복한 사람 이예요.
■ 그래요. 이제 자신의 내면에서 무의식 파트너를 만날 거예요. 그 사람은 자신의 분신 이예요. 인사를 나눠보세요.
□ 웃어요. 웃고 있어요. (흐느낀다.)
■ 착하게 잘 살아서 웃어주는 거예요. 이제 무의식 파트너에게 내가 앞으로 이 일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을 지 도움을 청해 보세요.
□ (여전히 흐느낀다.) 생각 없이 살래요. 걱정하지도 말래요. 내 탓이 아니라고 해요. 그냥 웃기만 해요!

다시 울음소리가 커진 그는 좀 전의 걱정에 찬 울음소리가 아닌, 안심이 되는 듯 한 울음을 터트렸다.

■ 너무 약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과거의 기억을 털어 내고, 힘을 내세요. 어릴 때의 기억이나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으면 안 됩니다. 사랑하는 착한 아내가 있잖아요? 당신은 한집안의 가장 입니다.

남자가 점점 진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내담자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줄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내담자 스스로가 이번 일을 극복하고 벗어나 앞으로는 유사한 일이 발생될 경우에도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을 진행했다,
먼저 과거의 잠재의식 속의 부정적인 기억을 소거하고 그 자리에 과거 내담자에게 치료받은 환자들의 건강을 회복하여 감사해하는 기억들을 재구성하여 각인 시켰다,

■ 자 이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해보세요.

□ 의자에 기대어 느슨해졌던 그의 몸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어떤 종류이든 강박관념은 사람을 시달리게 한다. 그 시달림이 계속되면 지치게 되고, 거기에 마음까지 여린 사람이면 그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조차도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J가 그랬다.
총 3회의 최면상담을 통해 자아를 강화시키고, 어린 시절의 병에서 비롯된 그의 소극적인 심리상태도 적극적인 자세로 회복시켰다.
그는 밝은 모습으로 모든 자신감을 회복해, 누구보다도 강한 의사의 모습으로 다른 환자를 치료해 주고 있다.
생활과 자신감을 돌려 준 것에 감사한다고 전해온 그의 인사에, 필자는 마음에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그 치유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을 보듬고 감쌀 것이기에 흐뭇한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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